개인적으로 독서를 좋아하지 않는다. 정확히 말하면 나한테는 이 세상에 독서보다 재밌는 게 너무 많다. 게임, 예능, 드라마, 영화, 친구들과 술. 그리고 내가 알고 싶은 것은 검색을 통해 얻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책은 화려한 미사여구와 주제에 벗어나는 말들로 가득 차서 내가 얻고 싶은 정보를 빨리 알아낼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정보의 접근성으로 보면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책은 존재 자체도 모르는 정보를 알려주기에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라고 어느 순간 생각이 들어서 요즘 책을 읽으려고 한다.

 

 물론 버릇이 안돼서 집중도 안되고 책 읽는 속도가 아주 느리다. 하지만 독서를 하면서 뭔가 좋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꾸준히 해 볼 생각이다.

 

친구가 추천해준 심리학자, 조던 피터슨의 12가지 인생의 법칙

 독서 초보자인 나에게는 좀 힘든 책이었다. 제목에 나와 있듯이 인생에 대한 내용이라 많은 철학자, 시인, 소설가 이야기가 나온다. 심지어 성경 얘기도 엄청 많다. (본인은 무교다.) 읽다 보면 어느 순간 사색에 잠겨 책에 집중하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그만큼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어려운 내용들은 슥 보고 스트레스 안 받고 이해 가는 내용만 이해하려고 했다. 개인적으로 내가 아는 지인 모두에게 사주고 싶을 정도로 좋은 책이다.

 

 사실 조던 피터슨이라는 심리학자는 친구에게서 먼저 들었다. 철학을 좋아한다는 친구였는데 유튜브에 강연이 많으니 한 번 찾아보라는 것이었다. 한글 자막이 있는 영상이 아주 많았고 한국에 팬덤도 상당해보였다. 조던 피터슨의 이야기를 자신의 의견 또는 사회이슈와 결합하여 재창조하는 유튜버들도 있었다. 책을 읽기 전에 이런 영상들을 찾아보는 것도 이 심리학자의 사상을 경험하는 측면에서 좋을 것 같다.

 

 이 책에서 가장 나에게 와 닿은 조언은 인간관계에 관한 혼란과 시련을 피하지 말고 부딪혀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말하는 순진하고 배려가 너무 넘치는 분류의 사람으로 살아왔다. 사람과의 갈등뿐만 아니라 내 인생에서의 갈등을 모두 피해왔던 것 같다. 갈등을 피하기 위해 내가 희생했고,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를 그냥 흘려보냈다. 그리고 나에 대해 너무 몰랐다. 이제는 내가 좋아하는 것과 내가 무엇을 진정으로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경청해보려 한다.

 

 조던 피터슨은 항상 말한다. 인생을 원래 고통스럽고 불행하다. 그렇다고 불평만 하면 아무것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 너 자신을 알고 타인을 사랑하라. 동물도 사랑하라. 그렇다고 그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주진 마라. 해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방향을 제시해줘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니 방부터 청소해라. 요즘 젊은이들 중 한 사람으로서 솔직히 명치가 아팠다. 팩폭 맞았다는 얘기다. 근무환경이 열악하다며 이런 근무환경을 만든 건 부모님 세대이고 이런 근무환경이 지속되는 건 정부 탓이라며 욕을 하는 시대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지난 2년 동안 많은 돈을 벌고 썼다. 이제 내게 남은 건 쿠웨이트에서의 경험과 아일랜드에서의 경험 그리고 많은 생각들이다. 세상에 불만을 가졌던 젊은 패기는 이만 보내주고 나에게서 문제를 찾는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이 책은 성경 얘기가 나와서 집중하기 힘들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읽는 사람마다 느끼는 것, 배우는 것이 다를 것이다. 읽을 때마다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처음부터 다시 읽어 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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